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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op 그리고 우디 앨런

미디어/영화 2007. 10. 31. 18:22 Posted by 人形使
개인적으로 우디 알랜 감독의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그동안 스스로 우디 알랜 감독을 싫어한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무슨 일을 계기로 왜 내가 그 감독을 싫어하는지 생각을 해 봤는데, 요즘 유행어처럼 아무 이유가 없었다. 심지어 그의 많은 영화 중에 단 한편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왜 그를 싫어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유추해 보건데 아마도 그의 이미지 때문이었을 것 같다. 왠지 그의 영화는 고루한 철학 이야기나 나처럼 멍청한 이는 이해할 수 없는 고급 코미디로 상상이 된다.

어쨋거나 이와 같은 것은 나의 상상일뿐이다. 나는 지금껏 그 감독의 영화를 단 한편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므로 그나 그의 영화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다.

그런 내가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오늘 아침 무가지에서 본 한 영화의 포스터 덕분이다.

이 포스터인데, 이 포스터 어디에도 감독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있지 않다. 보통의 영화 포스터에서는 대개 감독의 이름이 어느 한귀퉁이에 박혀 있기 마련인데, 유독 여기에서는 그런 것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나는 사전에 기사등을 통해 이 영화의 감독이 우디 알랜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비록 내가 그를 싫어한다고 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감독은 꽤나 유명하며 또한 그 유명세가 자기 작품의 흥행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나 보다. 나와 같이 그를 싫어하거나 그가 연출한 영화를 기피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포스터에서 감독의 이름을 쏙 빼놓을 수 있을까?

반대로 우디 알랜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미 이 영화가 그의 영화라는 것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굳이 포스터에 감독의 이름을 넣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괜히 감독이 누구인지 밝혔다가는 나와 같이 선입견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포스터 전체에 우디 앨런의 이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리뷰 중에 우디 앨런에 대해서 말한 부분이 있는데, 저런 평을 봐서는 그가 감독한 영화라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다. 그리고 포스터는 귀엽게도 그 말을 한 사람의 아이디(or 닉네임?)을 적당히 가려주고 있다. 다른 아이디들에 비해 자간을 좁혀서 사람들이 쉽게 인식할 수 없도록 교묘한 디자인을 해 놓았다. 영화 관계자들이 우디 앨런에게 호평을 하는 사람의 개인 정보를 숨기려는 시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부분은 위의 스크린샷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혹시라도 나와 같이 무가지에서 위 광고를 보게 된다면 그 부분 한번쯤 눈여겨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혹시나 이 영화의 감독이 내가 생각한 것과 같이 우디 앨런이 아닐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다면 나는 이 포스터에 대해 불필요한 의심을 갖는 것이므로, 포스터에 나온 영화 홈페이지로 가 좀더 자세한 정보를 얻어 보고자 했다.


스쿠프 홈페이지 보기


헉! 역시나 감독의 이름은 없다!

혹시나 잘못 봤나 몇 차례 확인을 했지만 첫 페이지에서 감독의 이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야후에서 스쿠프를 검색해 보았다.


네이버에서 다시 한번 스쿠프를 검색해 보았다.

모두 감독이 우디 앨런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유독 이 영화의 포스터와 홈페이지에서는 감독의 이름을 찾아 볼 수 없다. 그정도로 수입사는 우디 앨런의 영화라는 것을 숨기고 싶은 것인가?

과연 감독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와이프의 모국에서 자신이 이렇게까지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을 그는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