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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Doom, 2005)

미디어/영화 2007. 11. 1. 11:08 Posted by 人形使
나와 비슷한 또래라면 아마 이 게임 기억 못하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내가 전공을 포기하고 웹쪽에 발을 담그게 한 원인 중의 하나가 둠과 삼국지2였다.

그 둠이 영화화 되었었다. 나는 용기있게도 그 영화를 극장에 가서 봤다. 물론 회사 동호회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나말고는 아무도 이 영화를 보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예매를 해서 갔으며 극장 안에도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스스로는 그 이후 발매된 둠2, 3의 경우 극악의 하드웨어가 필요한 관계로 즐겨보지는 못했고, 여전히 하는 게임이라고는 스타크래프트(그것도 컴퓨터와 1:1 -_-;;)가 전부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 둠은 정말 재미있게 봤었다. 그당시 이해하지 못했던 크리쳐들의 근원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실제의 스토리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믿고 있다), 해병대의 활약(?)상을 보니 스타크레프트도 생각나게 되고, 이래저래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근데 정말 참담하게 망한 모양인지, 홈페이지도 닫힌 것 같고 여러 블로그의 포스팅을 찾아 봐도 관련된 내용이 거의 없다. 알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는 모양.

이렇게 시간이 흘러지나가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까봐 나라도 기록을 하나 남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포스팅. 자료로서 남기자는 의도가 다분해 스포일러가 아래 내용에서부터 들어갈 예정이니 마음 약하신 분들은 돌아가시길.

화성 기지에서 일단의 연구원들이 실종되거나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해당 기지는 십수년 전에도 비슷한 유형의 끔찍한 사고가 있었던 곳이었다.

유능한 해병대인 더락과 그의 부대원들은 화성으로 급파되며 거기에는 예전에 화성에서 사고를 당했던 쫄따구도 한명 있다. 더락은 걔는 빠지라고 이야기하는데 부득부득 우겨서 같이 가게 된다. 알고 보니 친누나가 화성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것.

걱정이 되서 따라 간건지, 공짜로 누나가 사는 화성까지 가고 싶었던건지, 아니면 빠지면 월급이 줄어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대원은 따라오게 되는데, 나중에 밝혀지는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더락이 아닌 이 쫄다구였다. (이 쫄다구의 이름은 죽어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영화에 조연으로 자주 나오긴 했는데 검색하기도 귀찮구...)

여튼 화성에 가 봤더니 실종된 연구원들은 금지되어 있는 유전자조작 생물 병기를 연구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화성 연구소는 그 위치에서 발견된 고대 유적을 연구하기 위해 운영이 되는데, 고대인들이 영생을 얻기 위해 수많은 유전자 조작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자료를 토대로 자기들도 이것저것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

그러나 10여년 전에 어떤 사고(영화에서 정확히 설명이 되지는 않지만, 둠1게임 내용과 관계가 있는게 아닐가 추측된다)가 있었고 그 이후에는 공개적으로 그 연구는 중단되었다. 하지만 비밀리에 계속 연구를 하다가 다시 이번 사고가 나게 된 것이었다.

무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나타나 계속 대원들을 하나둘씩 해치고, 남아 있는 애들도 광분 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쫄다구의 친누나는 나름대로 뭔가를 숨기고 혼자서 비밀리에 작업을 하고 주인공(으로 알려진) 더락은 유전자 생물 병기를 연구하던 연구소를 조사하던중, 생물병기팀 외에 차세대병기를 연구하던 팀의 연구실에서 엄청난 무기를 발견한다. 이름을 기억나지 않지만 게임에 출현했던, 한방 쏘면 공간 하나가 완전 사라져 버리는 위력을 갖고 있는 총.

결국 그 괴생물체는 원래 인간이었던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고, 유전자 조작된 다른 괴물에게 물리거나 특정 병원균 비슷한 것에 노출되면 평범한 인간도 똑같이 바뀌는 것을 대원들이 알게 되었다. 고대 화성인들도 마찬가지의 실험을 하다가 몰살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더락은 해당 연구소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 잠재적으로 괴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병대 막내에게 모든 민간인의 사살을 명령하지만 마음 약한 막내는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관객의 예상과 같이 이내 그 민간인들은 괴물로 변해 이들에게 달려들게 되고, 30-40 마리의 괴물에게 쫓겨 더락과 주인공 쫄다구, 그리고 얘 누나는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주인공 쫄다구는 회복이 불가능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얘 누나는 괴물의 병원체를 얘한테 주사하려고 한다.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은 괴물이 되지만, 착한 사람은 이 주사를 맞으면 수퍼맨이 된다'고 하면서...

모두의 예상과 같이 얘는 착한 애라 (그보다는 주인공이라) 괴물이 되지 않고 수퍼맨으로서 다시 살아나게 된다.

여기서부터가 이 영화의 최대 하이라이트다. 약 5분간 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되는데, 게임 둠의 화면을 영화로 즐긴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다. 주인공은 총을 쏘고, 단검으로 괴물을 베고, 심지어 게임에서 유명한 전기톱을 이용해 상대를 분쇄하기도 한다. 옆에서 소리가 나서 돌아보면 괴물이 튀어나오고 즉시 기관총에 박살이 나 살점이 튄다.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던 실감나는 장면들.

모든 괴물을 잡고 나서, 주인공 쫄다구와 역시나 괴물에게 전염된 더락은 초인끼리의 최후 대결을 펼치게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

둠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영화. 둠3가 최고의 그래픽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실사에 비할바는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5년 후의 게임 그래픽을 확인하고 싶다면 (그때쯤이면 게임 그래픽이 실사에 가까워질거라는 예상) 꼭 한번 봐야 하는 영화.

이제는 검색으로 찾기도 힘들어진 둠2005의 영화 포스터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