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s with Camera

이야기/잡담 2007. 10. 31. 18:25 Posted by 人形使



1. 사창가에서 태어나

사진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라는 이유로 무심히 봤다가...

여러가지 의미의 좌절을 안겨 주었던 작품이다.

인도 사창가의 어린애들이 다들 그렇게 사진을 잘 찍는지,

3만원도 하지 않을 자동필름카메라로

어떤 작가에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그런 사진을 찍어낸다.

기백만원짜리 장비를 들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낯을 들 수가 없었다.

그런데 또 다른 좌절은...

그렇게 재능 있는 아이들이

결국 사창가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실에 무릎을 꿇는 이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의 근황을 보니 그럭저럭 살고 있는듯 보이지만...






2. Holidaygift


제리양이라고 html 하나 우연히 만들었다가 세계적인 대부호가 된 친구가 있다.

그치가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그의 employee 들에게 선물을 주는데,

올해 받은 것은 그 중에서 가장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100달라를 세계의 각 단체에 기부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 상품권 -ㅅ-;;;

걍 신경 끄고 있었는데 책상 정리하다 빨 정리해 버리고 버려야겠다 싶어서

카드를 뜯고 시리얼을 기부하는 사이트로 들어 갔다.


3. 기부

그런데 기부를 하려고 들어간 사이트에 유독 Kids라는 단어가 많이 떠 있는 거다. 아이들 관련 단체가 많은 거였다.

주변 사람들은 다들 KOREA로 검색해 북한 어린이 관련 자선단체를 찾아 기부를 하는데, 갑자기 난 예전에 보았던 다큐멘터리 "사창가에서 태어나"가 생각이 나는거다.

그 찌질한 궁상 인생들에게 값싼 싸구려 카메라 하나로 미약하지만 희망의 불빛을 비추어 주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갑자기 생각나는 거였다.

그런데 이 넘의 기부 사이트 정말 검색이 GR이라,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 거였다. 몇 번을 찾아봐도 그런 단체가 없길래, 여기에는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가 보다 하고선 포기하려는 순간...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주소가 눈에 띄었다.

주소로 검색을 하니 같은 주소가 하나 나온다. 341 Lafayette Street, Suite 4407, New York, NY  10012

홈페이지의 단체명은 'Kids with Cameras' 주소 상의 실제 단체명은 'Kids of Sonagachi Foundation Inc'

이름이 다르니 찾아질리가 있나. (줵일)

결국 해당 단체로 기부를 했다.

내 작은 정성(?)이 다큐멘터리에 나와서 애들 교육 좀 시켜 보겠다고 동분서주 하시던 자원봉사자의 택시비라도 되어줬음 한다. 애들 필름 값이라도 좀 보태었음 하고. 또 다른 아이들에게 주어질 카메라 한대 정도 살 돈은 되겠지.

비록 돈은 양군의 주머니에서 빠져 나가겠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각박한 삶에서 나눔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